BatteryMan님이 댓글을 남겼어요
척척새우님, 오랫동안 배터리 산업을 지켜보신 입장에서 남겨주신 피드백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부분은 이번 글을 쓰면서 저도 많이 고민했던 지점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오랫동안 니켈 함량을 높인 NCM·NCA 양극재를 활용해 고에너지밀도 배터리를 만드는 데 강점을 쌓아왔고, 이 분야에서 상당한 제조 경험을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이 보급형 EV와 ESS까지 넓어지면서 경쟁의 기준도 달라졌습니다. 에너지밀도뿐 아니라 가격, 수명, 안전성이 중요해졌고, 이 시장에서는 LFP가 강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이 이미 대규모 생산 경험과 시장 지배력을 상당 부분 확보했다는 점입니다. 다만 지금 결과를 보고 과거의 선택 전체가 잘못됐다고 단정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는 고에너지밀도 EV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컸고, 한국 기업들이 그 시장에 집중한 데에도 나름의 산업적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문제는 시장이 바뀌었을 때 제품군과 기존 공장을 얼마나 빠르게 새로운 수요에 맞춰 전환할 수 있느냐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도 차세대 배터리에는 여전히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번 글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차세대 기술을 먼저 연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전고체전지든 나트륨이온전지든 새로운 기술을 먼저 개발해도, 그것을 실제 공장에서 높은 수율로 반복 생산하고 가격을 낮추지 못하면 산업적 우위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연구개발과 제조 경험을 빠르게 연결할 수 있다면, 한국이 이미 가지고 있는 대량생산 경험은 상당한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의 경쟁을 “어떤 차세대 배터리를 먼저 발견하느냐”보다는 “좋은 기술을 누가 가장 빠르게 양산 가능한 제품으로 바꾸느냐”의 싸움에 더 가깝게 보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아직 선점할 수 있는 영역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고, 연구자 입장에서도 결국 그 기술이 실제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소재뿐 아니라 제조까지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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